카카오 엔터프라이즈 면접 후기


개요

얼마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경력 면접을 진행하게 되었다. 서버개발자 경력직으로 지원하였다. 예전회사 동료 중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가 있어서 사내추천으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지원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서버 개발자 경력채용 절차는 다음과 같았다.

서류 -> 코딩 테스트 -> 원격 인터뷰(화상) -> 1차,2차 통합 인터뷰 (본사) -> 최종합격 통보 & 처우정보 입력 -> 처우 제안 및 복지 프로그램 안내 -> 입사 안내

이직 결심

사실 그 당시 이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알아보지는 않았다. 그 당시 회사를 포함해서 최근 1년 사이에 2번의 이직을 하였다. 너무 이직이 잦아서 어딘가에 지원을 하였을 때 합격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 합격을 하더라도 또 한 번의 이직이 추가되면 더더욱 이력서를 지저분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만약 옮긴다면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오래 다닐 수 있는 좋은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현재 회사에서 최소 2년 동안 다닌다면 이력서는 더 좋게 될테지만 그 시간이 나에게 있어서 괴로운 시간이 될 것이며 내적으로는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 판단했다. 이왕 몇 년의 시간을 보낸다면 좀 더 의미있는 곳에서 내적으로 성장을 하거나 이력서 상 매력적인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찰나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다니는 예전 직장동료와 연락이 되었으며, 그를 통해서 진행을 하게 되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택한 이유?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예전 동료로부터 들은바로는 개발자들이 많은 조직이며, 개발자들이 존중받는 분위기라고 들었다. 반면 현재 직장은 IT기반의 회사가 아니라 바이오회사이다. 개발팀 규모가 전체 인원의 1/6 수준이며, 서비스 개발조직이라는 느낌보다는 전살실 같은 느낌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분위기여서 이런 점이 많이 와닿았다.

현재 회사의 비전은 이해가 힘들었으며 공감이 되지 않았다. 여기서 오는 괴리감이 나를 주체적으로 만들어주기 보다는 그냥 돈받고 일하는 직장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웹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회사의 비전을 먼저 보았다.

비즈니스와 일상에 AI 기술을 더하여 더 편리하고 즐거운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내가 이 비전에 공감을 하고 내 비전으로 삼으면서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이 들었으며, 너무나도 좋은 비전이다. 방향도 명확해서 어떤 의사 결정을 함에 있어서 해깔림이 적을 것 같다.

현재 내 이력서에는 큰 기업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 첫 직장인 S모 대기업이 있긴하지만, 그건 너무 오래전인데다가 기간도 길지 않았다. 앞으로 내가 어떤 회사의 중요한 자리를 맡을 기회가 생길 경우 지금의 이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스스로 생각이 들어서 가능하면 모두가 알아주는 큰 회사에서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행복한 것은 그냥 그 회사에서 정년까지 다니는 것이지만 사람 앞날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힘들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생각해야 했다.

서류 접수

원래 내가 사용하는 2페이지 분량의 이력서 파일이 있다. 하지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력사항을 입력하는 사이트가 따로 있었다. 거기에 이력관련 사항들을 모두 입력하고 포트폴리오 첨부파일을 넣는 곳에 원래 내가 사용하는 이력서를 첨부하였다. 대부분 내용이 겹치기는 했지만, 내가 했던 활동 및 관련링크들을 넣을 수 있는 란이 따로 없어서 그것에 대해서 어필하고자 이력서를 첨부하였다.

결과는 몇시간 뒤 바로 알려주었다. 사내추천이라서 빨리 처리되는게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코딩 테스트

역시나 코딩 테스트는 있었다. ㅠㅠ 서류 합격 바로 다음날 바로 메일이 왔다. 1주일 이내 제출하라는 내용도 함께 있었다. 1월 초부터 알고리즘 문제를 조금씩 풀어서 뇌를 말랑망랑하게 유지하려고 노력을 하였다. 카카오의 코딩 테스트는 난이도가 높다고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수요일 연락을 받았으니 다음주 화요일까지 풀면 되지만 이걸 풀지 않고는 주말 내내 초조해하면서 보낼 것이 빤히 보여서 금요일 저녁에 퇴근 후 문제를 풀려고 생각했다. 금요일은 오후에 전직장 보스를 만나서 점심을 먹고 티타임을 가질 예정이어서 오후 반차까지 쓴 상태이다. 하지만 금요일 새벽에 일어나서 테스트를 봤다.

해커랭크를 통해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4문제에 200분의 시간을 주었다. 모든 문제는 영어로 되어 있었으며, 단순히 결과만 보는게 아니라 화면에서의 과정까지 녹화를 하는지 다른 곳에서 copy & paste를 할 경우 탈락사유가 된다고 안내메일에 적혀있었다. 난이도는 지금껏 알고리즘 테스트를 본 것 중 가장 어려웠다. 뒤 늦게 알았는데 해커랭크 기준으로 중간 정도 난이도 문제였다고 한다. 거의 시간을 다 채운듯하다. 4문제를 다 풀고나니 20분 정도가 남았다. 전형적인 알고리즘 문제에서의 솔루션이 아니라 일반적인 코딩에 가까운 형식으로 풀어서 성능 때문에 timeout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JavaScript로 테스트를 봤는데 그럴때마다 hash 객체를 이용해서 Cache 클래스를 만들어서 Dynamic Programming과 비슷하게 중간 결과값들을 저장하는 식으로 실행시간을 줄였다.

결과는 그날 저녁에 바로 알려주었다. 다행히 합격이었다. 합격 기준은 4문제 모두를 다 풀 경우에는 합격이며, 다 못풀었다고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합격 유무를 판단한다고 들었다.

프리 인터뷰 (화상)

코딩테스트 합격을 금요일 저녁에 통보받았다. 프리 인터뷰에 대한 안내는 그 다음주 수요일 오전 시간에 전화로 알려주었다. 그때 전화로 시간 안내까지 모두 이루어졌으며, 그 이후 안내 메일을 보내주었다. 이틀 뒤인 그 주 금요일 오후 3시로 잡아주었다. 다행히 그날은 미리 휴가를 써둔 상태였다. 목요일 Kanban에 대한 외부교육이 예정되어 있었으며 다음날 출근하면 많이 피곤할 것으로 판단되어 휴가를 써두었다.

프리 인터뷰는 Google Meet을 이용한 화상인터뷰였다. 2명의 시니어 엔지니어가 참석을 하였다. 먼저 현재 카카오 i 서버팀과 카카오웍스 서버팀이 최근에 합쳐졌다는 소식과 함께 팀에 대한 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셨으며, 바로 기술면접으로 이어졌다. 1시간을 꼬박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만 이루어졌다. 주로 경력상 내가 한 일에 대한 질문들과 프로그래밍 언어 측면에서의 이해, 서버 장애 상황에 대한 대처에 대한 질문이었다.

서버 장애 사항에 대한 질문에서 질문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던것 같다. 원하는 대답은 이런 사항에 대한 일반적인 대응이나 이런 것이 안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설계를 해야할 것인가 였던것 같은데, 나는 현재 이러한 사항이 발생이 했으니 긴급하게 할 수 있는 조치에 국한되어서 생각을 했고 거기에 대해서 대답을 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지 못했으며 임시방편적으로 당장 그 위기를 해결하는 이야기만을 하여 질문자를 만족시키지 못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인터뷰가 끝난 후 질문 시간을 주었다. 이미 예정된 시간인 1시간이 지난 상태라 질문자들도 많이 지쳤을꺼라 판단되어서 많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현재 회사의 비전에 대해서 얼마나 공감을 하고 있느냐라는 단 1개의 질문만을 하였고, 두명의 질문자 모두 거의 공감한다. 회사가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는 답변을 주셨다.

그래서 합격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쯤 linkedin에서 서치펌을 통해서 다른 카카오계열사로의 지원을 권유받아서 이력서를 전달하였다. 해당 건은 아주 빠르게 진행되어서 바로 다음주 월요일 오후 5시에 면접이 화상인터뷰가 잡혔으며 그날 저녁에 바로 합격통보를 받았다. 그주 수요일까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연락이 없어서 불합격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금요일 오후 5시쯤에 모르는 핸드폰번호로 전화가 왔으며 프리인터뷰 합격을 통보받고 다음주 화요일 오후 4시로 1,2차 통합인터뷰 일정을 잡았다. 통합인터뷰로 최종인터뷰가 될 것이며, 카카오본사에서 진행을 한다는 내용도 함께 있었다.

바로 그 전날인 월요일 저녁에 다른 카카오계열사의 최종인터뷰를 화상으로 진행했으며, 그날 밤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최종 인터뷰 (1,2차 통합)

일단 한 곳이라도 최종 합격을 한 상태가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다른 스타트업 한 곳에서도 긍정적인 오퍼를 받은 상태라 자신감이 조금 있는 상태였다. 아니, 그런 상태여야 하지만 여전히 긴장을 숨길 수가 없었다. 오후에 반차를 쓰고 인터뷰 일정보다 1시간 일찍 판교 H스퀘어에 도착했다.

7층을 올라갔는데, 그때 내가 얼마나 긴장을 하고 있었는지 완전 어리버리했다. 눈에 보이는건 좁디 좁은 복도에 네이비색 벽밖에 없었다. 입구를 들어선 뒤 안내데스크를 못찾아서 해당 층 복도를 끝에서 끝까지 두 번을 왔다갔다 했다. 사내 카페 옆에 데스크가 있는 것을 겨우 발견하고 임시 출입증을 받아서 인터뷰 대기실로 갔다. 혼자서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복도를 따로 옆에 부스같은 형태로 의자로 작은 테이블이 있고 앞에는 거울이 있었다. 거기서 40분 가량을 대기한 후 최종인터뷰를 보러 들어갔다.

임원이 들어오는 최종면접이라 나이가 있으신 임원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젊어보이는 남성 면접관 한 분과 여성 면접관 한 분이 계셨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그렇게 보였을 수도… 두 분다 너무 젋으셔서 이분들은 안내만 해주고 면접관은 따로 들어오시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면접 시작이었다.

먼저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했는데, 여기서 그 동안 한 일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 하고 이력서 상 최근이 이직이 많았고, 여기에 대해서는 나도 안좋게 볼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이야기했다. 역시나 여기에 대해서 질문이 들어왔으며 내가 잘 대답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내 발등을 찍은 것인가?

그런 다음 특정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해당 문제들 모두 내가 겪어보지 못한 문제여서 당황을 많이 했다. 내 생각을 말했으며, 거기에 대해서 추가 질문이 들어왔고 이렇게 몇 번의 핑퐁이 오고갔다. 결과적으로는 그 모든 문제에 대해서 내가 끝까지 질문에 대답하지는 못했다. 더 이상은 저도 해결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대답으로 마무리 되었다. 여기서 이번 인터뷰는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이런 엔지니어링 적인 문제를 푸는 것으로 사용하였으며, 기타 인성 면접에 해당하는 질문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끝났다. 마지막 질문은 우리가 당신을 왜 뽑아야 하냐는 것이었다. 난 내가 슈퍼스타가 되기위해 노력하지 않을 것이며, 나 자신의 성과보다는 팀에 대한 성과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이런 사람이 팀에 한 명 정도는 있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라고 대답을 했다. 당당하기 보다는 애원에 가까운 것 같아서 낮부끄럽긴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질문 할 시간이 주어졌는데, 시간을 보니 이미 인터뷰 시간이 지나서 프리인터뷰와 같이 회사의 비전에 대해서 얼마나 공감을 하느냐는 질문을 하였고, 질문자 중에 한 명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120% 공감한다고 대답해주었으며, 옆에 앉아 계신분은 당황해하시며 대답을 못하셨다. 더 이상의 추가 질문은 하지 않고 나왔다.

최종 결과

결과를 기다리면서 최종인터뷰에서 받은 기술질문에 대해서 해법을 생각해보며 찾아보았다. 그 문제들은 너무나도 훌륭했으며, 수준이 높았다. 단편적인 지식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하는 질문이었다. 실제로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지않게 대답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까지 긴급한 상황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상상조차 해본적이 없는 상황들이었다.

당연히 떨어졌을 것이라 생각을 했으며, 다른 합격한 곳으로의 출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종 통보는 대략 10일정도 뒤인 다음주 금요일에 저녁에 알려주었다. 그날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메일을 확인했다. 처우정보를 입력하고, 현재 다른 계열사로의 출근을 수락한 상태이며 출근일자가 며칠이다는 정보와 함께 빠른 진행을 부탁한다고 따로 메일을 발송했다. 다음주 수요일에 처우에 대한 안내가 있었으며 바로 수락을 했다.

마무리

1월 19일부터 2월 25일까지 1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진행되었다. 그 동안 스타트업 위주로 이직을 하다보니 이 기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그 과정에서 다른 카카오계열서 한 곳과 스타트업 한 곳에 최종합격을 하였다. 두 곳 모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진행하는 중에 시작을 했는데도 훨씬 먼저 최종합격을 통보받았다. 주변 지인들에게 각각의 회사에 대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지금 내 상황에 대해서 조언도 구했다. 세 곳의 회사에 대해서 pros & cons를 정리하였고, 지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기준을 잡았다. 현재로서는 보상, 워라벨 같은 단어보다는 개발자로서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 처음부터 1순위였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결론을 내렸으며 현재 출근일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내가 왜 합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프리인터뷰, 최종인터뷰 모두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잘했다고는 생각이 되지 않는다. 반면 인터뷰 질문은 저 사람들과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만큼 굉장히 수준이 높았다. 단기적으로는 IC로서의 태스크 처리겠지만, 어느 회사든 시니어 개발자에게 이정도만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은 후배 개발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며, 그들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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